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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USTRY]한국 제조업 성장, 규제 완화와 인프라 구축이 해답

 

 

 

소비패턴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관건

 [산업일보 김진성 기자] 우리나라의 제조업 성장세가 경기침체와 환율하락 등으로 인해 점점 둔화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중국의 성장세에까지 밀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지난 10월 27일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 www.keri.org)은 한국경제학회·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중국의 추격과 한국 제조업의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산업연구원의 최윤희 연구원은 ‘미래산업 창출과 제조업 경쟁력 확보 정책’이라는 주제로 발표해, 참석한 관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위기의 제조업, 한국의 경쟁력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

 

우리나라 제조업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내 제조기업의 성장성은 빠르게 둔화되면서 2012년부터 해외 제조기업보다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전 세계 제조기업의 성장성은 2012년을 고비로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국내 제조기업의 성장성은 둔화 추세가 지속됐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2010년 이후 국내 제조기업이 해외 제조기업보다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2014년 들어 수익성이 소폭 개선됐지만, 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국내 제조기업은 해외 제조기업에 비해 단기 차입금에 대한 지급 능력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하락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줄면서 이자 지급 능력은 개선됐지만, 단기차입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이자와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에 대한 원금상환 능력은 약해졌다. 부채비율이나 차입금의존도는 낮아졌지만, 해외 제조기업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었다.


해외시장 여건 악화와 원화 강세로 인해 수출기업의 실적 악화가 특히 두드러졌다. 내수기업은 올해 상반기 3.7%의 매출 증가를 보였지만 수출기업은 지난해에 이어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우리와 경쟁 관계에 있는 국가 중에서 일본 기업의 경영성과 개선이 두드러졌다.

 

 우리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거의 정체상태에 머무르고 있지만, 일본을 비롯해 우리와 경쟁 관계에 있는 대만, 독일, 미국의 기업들은 크게 회복됐고 중국은 지난해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은 경기적 측면 못지않게 구조적 요인에 기인하는 측면이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무형자산보다는 유형자산 비중이 큰 구조로 돼 있다.

 

유형자산 비중이 큰 기업은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탄력적 대응능력이 떨어진다.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혁신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에 최 연구원은 이날 세미나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우수한 인적자원과 개방형 수출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제조업을 중심으로 2010년에는 세계 7대 수출국으로 부상했으며 이 당시 반도체, 휴대폰, LCD 첨단 기술산업 중심의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제조 강국’으로 자리매김해 왔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돼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최 연구원의 연구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는 1980년대 이후 산업 전체 총 요소 생산성의 증가율이 급속도로 떨어졌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1%대의 낮은 증가율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제조업 총 요소생산성과 노동생산성의 증가율은 2000년대 들어서 1990년대 증가율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 싱가포르나 홍콩, 대만 등 아시아국가보다도 낮은 수치이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위기감은 다른 곳에서도 드러난다. 세계 시장의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경쟁력 역시 날로 약화돼, 2010년에 제조업 경쟁력 지수에서 3위를 차지했던 순위가 2013년에는 5위를 차지했으며, 2018년에는 6위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미래 경제성장에 대한 불확실성, 글로벌 시장에서 격돌하는 한·중·일간 기술격차 감소에 대해 우리나라의 기술산업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점유하는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에서 적신호가 가장 강하게 나타난다.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수출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 품목 수로 따졌을 때 64개 품목으로 세계 14위 수준을 차지하고 있으나 해당 품목들에 대한 중국의 맹추격에 이미 7개 품목에서는 3% 이내의 근소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최 연구원은 중국의 맹추격 외에도 소비패턴의 변화 역시 우리나라 제조업에 위기요소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은 2010년 이후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내 제조업의 GOP 내 부가가치 비중 및 고용비중은 계속해서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제조업 시장은 미국과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은 낮으나, 산출물 단위 당 투입노동 비용이 많이 들어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또한, 제조업에 투자되는 연구개발비용 역시 국내 총생산대비 R&D 투자 비중은 세계 2위 수준이나 투자 대비 성과가 미흡하고 R&D가 집중되는 첨단제조업의 수출시장 점유율도 7.2%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국가연구개발 투자와 지식재산 경쟁력 수준에서 지식재산이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했으나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경제적 이윤 창출 등 질적인 경쟁력이 미흡하다는 것 역시 우리나라 제조업 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사고 있다.

 

실지로, 우리나라 기술 무역 적자는 2007년의 29억 달러에서 2012년에는 57억 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조업 부활, 정책지원 한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제구조 특성상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 없기에 정부 역시 이런저런 대책들을 제시하면서 제조업의 중흥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이에 대한 이렇다 할 결과물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일단 정부는 2000년대 이후 신성장동력으로 지정된 산업 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천명한 바 있으며, 이를 위해 2001년과 2003년, 2009년에 각각 차세대 성장산업 육성방안,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신성장동력 비전과 발전전략 등을 각각 추진하면서 이에 대한 성과를 검토하는 과정을 거쳤다.


아울러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국가융합기술발전 기본계획을 추진하면서 융합 신산업 발굴 및 지원강화, 원천융합기술 조기확보를 목표로 삼았으며 이를 통해 2012년에는 융합기술개발사업 67개에 정부투자가 추진됐는데 이는 전년도인 2011년보다 9.7%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연구개발비 지원 역시 2012년 기준으로 국내 총생산 대비 4.36%가 투자되면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투자규모를 보이고 있으며, 같은 기간 국내 연구개발비 조로는 450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세계 6위권에 달하는 수준을 보였다.


또한, 2011년에는 산업융합촉진법을 제정했으며, 2016년까지는 1,230억 원 투입해 콘텐츠 융합분야 3D 융합산업을 육성하며 이를 위해 매년 5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3D 관련 학과 및 전문과정을 신설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 3월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13대 미래성장동력이 언급돼 일자리 창출과 미래 경제성장을 위한 13대 집중 육성분야를 선정한 뒤, 9대 전략산업과 4대 기반산업으로 구성하면서 실행계획으로 R&D뿐 아니라 법·제도 개선, 인력양성, 인프라 구축에 관련된 내용까지 포함시켰다.


이렇듯 정부는 이런저런 형태로 제조업의 성장을 위해 노력한다고는 하지만, 정작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제조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에 대해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제조업에 몸담고 있는 업체의 상당수가 중소기업 또는 영세기업에 속하는데 이들에 대한 금융지원 등 정책적 지원에 대해 업계에 몸담고 있는 이들은 높은 문턱을 실감하며 발걸음을 되돌리는 일이 부지기수다.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한 임원은 “신성장동력 등 정부육성분야에 포함돼 있다면 그나마 조금 수월하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업체들은 금융지원을 받으려고 해도 준비하는 과정이 복잡한 것을 고려한다면 상대적으로 지원 규모는 아쉬운 편”이라며, “금융지원 등 정책적인 지원을 좀 더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문턱을 좀 더 낮춰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균형 잡힌 정책이 제조업 성장 촉진

 

 

 

 

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을 제시하기 전에 우리나라 정책에 있어 부족한 부분들을 하나하나 꼬집으면서 제조업 부흥을 위한 정부의 각성을 소리 높여 촉구했다.


“제조업의 환경변화와 미래비전을 고려한 전략이 우리나라에는 없다”라고 일갈한 권 연구원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주된 흐름보다 단기적 정책수요에 대응하고 제조업 혁신 전략의 중장기적인 방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급변하는 세계적 경제환경에 유연한 대응과 제조업 중장기적·구조적 변화를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부의 역할도 적절한 범위와 한계에 대한 인식이 미흡해 경제구조와 민간의 역량, 정부의 정책 수단 등 변화를 고려한 정책의 범위와 초점의 재설정이 부족해 추격형 혁신 환경에서의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제도 개선과 시장환경 조성, 공공 분야에의 정책 집중이 요구된다.


한편, 미래산업 창출과 제조업 경쟁력 확보 정책이 기술공급형 R&D에 편중돼 있다는 것도 문제로 제기됐다. 권 연구원의 발표 내용에 따르면, 미래산업 창출과 제조업 경쟁력 확보 정책이 R&D지원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인력양성 지원이나 수요창출 지원, 금융지원, 인허가·규제 개선 등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정책 균형감이 부족하고 관련된 시장 수요 반영도 미흡하다.


덧붙여, 미래산업 창출과 제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혁신의 핵심은 기술 간·산업 간 융합인데 우리나라는 범부처 조정·추진 체계가 불명확해서 정책추진동력 확보에 제약을 받고 있으며 융합 촉진을 위한 부처 간 협조와 역할 분담이 매우 중요함에도 거버넌스 체계가 불분명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는 것 역시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래산업 창출과 제조업 경쟁력 확보 위한 ‘총 요소생산성 제고’를 통해 기술 간·산업 간 융합과 혁신을 활성화하고 미래산업 창출과 제조업 경쟁력으로 연계하고 부처 간 연계 협력을 중계 및 컨트롤하는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권 연구원은 주장했다.


또한, 권 연구원은 총 요소생산성 향상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 효율성 제고’ ‘관련 경제제도 개선’ 병행을 언급하면서 생산과정과 조직형태, 대외거래, 제조 등 보완적 혁신이 동반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연구원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제조업이 다시 경쟁력을 갖기 위한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공급관점에 치중된 정책에서 탈피해 민간 시장의 선순환 구조 구축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정책 균형감을 확보하는 것’으로, 중소중견기업과 대기업이 상생하는 산업생태계를 활성화 시키는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캐치-업(Catch-Up)'전략에서 벗어나 First-Mover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또한, 수요산업의 시장 실패와 병목을 제거하고 융합 신사업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규제 완화와 인프라 구축’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이를 위해 융합형 미래산업의 사업화를 저해하는 진입 장벽을 해소하는 동시에 벤처·창업과 기술 사업화를 촉진하는 차원에서 투자 중심의 금융환경 개선 및 M&A 관련 규제 완화를 포함한 중간 회수시장 활성화 등 규제 완화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권 연구원의 주된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R&D 투자 효율성, 초급인력 과잉공급 가능성 등 공급 정책에 대한 적정성 검토도 지속적으로 필요하며 이를 통해 수요산업의 정확한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 연구원은 주장했다.


이를 실현하는 차원에서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평가 및 성과관리 체계를 기존의 양적 평가 시스템에서 질적 평가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사업화를 실질적으로 촉진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권 연구원은 언급했다.

 

 아울러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지식재산 및 관리 및 지원체계를 혁신에 대한 필요성도 대두됐다.


김진성 기자 weekendk@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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