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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 '방사능 공포'에 휩싸여...


일본 열도, '방사능 공포'에 휩싸여...   

일본에 방사능 공포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이 잇따라 폭발한 데 이어 방사성물질의 농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가 이어지면서 일본 열도 전체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강진과 쓰나미에 이어 설상가상으로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원전이 폭발한 지역으로부터 50㎞ 정도 떨어진 후쿠시마현 소마시의 다치야 시나코(70)는 AP통신에 “지금까지도 충분히 걱정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정말 무섭다. 방사성 낙진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전적으로 거기에 목숨을 의존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미 쓰나미가 덮쳐 무너져 내린 집을 청소하고 있던 다치야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도시아키 기우치(63)는 “우리가 현재 받는 정보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를 통한 것이 전부”라며 “안전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지 않고 어려운 기술적 용어만을 쓰면서 위험지역으로부터 벗어나라고만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또 “나는 여기에 살고 있었고, 내가 사는 곳에 핵 시설을 지은 것은 그들(정부)”이라며 “나는 여기를 떠나서 살 수 없다”고 말했다.

한 30대 회사원은 “여기서 무작정 기다려야 할지, 미리 대피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고 털어놨다.

아사히신문은 “원자력발전소 인근 주민들에게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난민을 돕고 있는 한 교사는 인터뷰에서 “피난소에 대피한 분들도 더 멀리 가고 싶어한다”면서 “바람이 이쪽으로 불어오고 있다고 하지만 여기에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기도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가와마타마치의 한 초등학교에서 딸과 함께 피난 중인 미즈노 후미오(65)는 피난소 텔레비전을 통해 원전 폭발 상황을 알았다면서 “도쿄전력도 일부 사원을 빼냈다는데 더 이상 사람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가진 원폭피해자들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정부를 질타했다.

히로시마현 원폭피해자인 다마모토 하루히데(80)는 “방사성물질 누출량이 미미한 수준이라고 하지만 정부가 상황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는 것”이라며 “방사능의 공포는 그런 수준이 아니다. 정부가 더 큰 위기감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인터넷에서도 방사능 공포는 마찬가지였다.

15일 한 트위터 메시지는 피해현장에 투입된 자위대 군인들이 주민들에게 내리는 비가 위험하니 절대 맞지 말라는 주의를 주고 있다고 전하면서 ‘방사능비’ 공포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일본 후쿠시마현 고리야마시 방사선긴급검사소를 나오는 시민들이 15일 긴급구호품으로 받은 담요를 머리에 올려 비를 피하고 있다.

도호쿠 대지진 발생 닷새째인 이날 원전이 위치한 후쿠시마현 일대에 비가 내리면서 ‘방사능 비’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방사성물질이 누출된 지역에 비가 내리면 대기 중의 방사성물질이 빗물에 엉켜 지상으로 낙하하면서 인근 지역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본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이날 센다이를 비롯해 나고야, 히로시마, 다카마쓰 등에 비가 내리거나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튿날인 16일에는 오사카·고베·후쿠오카에 비가, 나고야·삿포로·히로시마 등에 눈이 내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도 “피난만이 살 길이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불과 며칠 전까지 평화롭고 안전했던 날들이 무너지고 있다” 등 일본 누리꾼들의 글이 속속 올라왔다.

특히 “방사성물질이 섞인 비를 맞으면 피폭된다”는 문자메시지와 e메일 등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지자 총무성은 사실무근이라며 시민들에게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한편 각국의 지원 움직임도 빨라졌다.
일본 주재 프랑스대사관은 이날 웹사이트에 발표문을 올려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약한 방사성물질이 도쿄로 날아올 수 있다며 현지 자국민들에게 창문을 닫고 실내에 머물라고 조언했다.

홍콩 보건당국은 후쿠시마 지역을 취재하고 귀국한 언론인 24명에 대해 방사선량 검사를 실시했다.


방사선은 우라늄 같은 방사성 물질이 붕괴하면서 내는 X선, 전자, 중성자 등을 총칭한다.

일상에서도 신체는 방사선에 노출돼 있다.

CT나 X선 검진 때가 대표적이다.

CT 촬영을 하면 신체에 입사되는 방사선량이 10~30밀리시버트이다.

하지만 한 번에 많은 방사선을 쪼이면 질병이 생길 수 있다.

방사선이 일으키는 질병은 방사선에 노출된 신체가 즉각 반응을 보이는 ‘급성효과(acute effect)’와 수년 또는 수십 년이 지나고 질병이 발현되는 ‘만발효과(晩發效果, late effect)’로 나뉜다.

급성효과는 방사선에 노출된 사람이 바로 이상을 호소할 때이다.

구토나 메스꺼움이 대표적이다.

소금기 있는 음식을 섭취하거나 차가운 음료수를 마시면 속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방사선에 노출됐지만 당장 뚜렷한 증세를 느끼지 못하나 나중에 암, 백혈병, 백내장에 걸리는 만성효과가 있다.

하버드대가 출간한 '방사선 보호(Radiation Protection)'에 따르면 전신에 1밀리시버트의 방사선이 일시에 쪼이면 1만 5000명 중에 1명 꼴로 고형암이 발병한다.

고형암은 위, 간 같은 신체의 고정된 장기에 생기는 암을 말한다.

유방암 치료용 방사선은 5만 밀리시버트에 달하지만 통상 30번에 나눠서 조사하기에 암 세포만 죽이고 건강한 세포는 거의 다치지 않는다.

아래에 나오는 방사선 관련 질병은 모두 해당 방사선량을 일시에 신체에 쪼였을 때를 기준으로 한다.

생식세포에 1000밀리시버트의 방사선이 쪼이면 기형아가 태어날 확률이 2배로 증가한다.

3500밀리시버트의 방사선이 전신에 쏘이면 약 50% 사망한다.

머리 쪽에 4000~5000밀리시버트의 방사선이 입사되면 탈모 증세가 나타난다.

눈에 6000~9000밀리시버트의 방사선이 가해지면 백내장이 발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