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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온통 화제만발인 임재범 본인의 실력 발휘 제대로 다 한 걸까?




내가 한국에서 가장 노래를 잘 한다고 여기는 가수 중에는 아무래도 내가 한국노래를

                     가장 많이 듣던 시절, 그러니까 어렸을 때 말고는 성인이 된 후, 또 그 중에서도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90년 대 활약하던 가수들이 주가 되겠다.  물론 그 전에도 노래

에 감동 받고 훌륭한 노래, 혹은 목소리의 소유자들에게 감탄을 한 적은 많았지만 지금

일일이 다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런 이유로 아무래도 내가 오늘 꼽는 가창력 있는 가

수들은 90년대 활동했던 가수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오늘은 특별히 남자 가수에 관한 이야기를 할까 하는데, 아무래도 내가 선

호하는 노래가 애절하고 슬픈 노래이므로 또 주로 그런 노래들을 많이 불렀던 가수가

주를 이룰 것 같단 이야기를 덧붙인다.  그 중에 단연코 내가 꼽는 최고의 가수 중 톱에

속하는 가수는 바로 허스키한 목소리임에도 무척 슬픈 음색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그리

고 요즘 최고의 화제로 떠오르고(아니 다시! 떠오른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이겠다!) 있는

임재범이다.  그의 음색은 아련한 슬픔을 불러일으키며 묘하게 사람을 먹먹하게 만드는

힘과 매력이 있다.

 

그리고 그에 버금가지만 이번엔 반대로 깨끗한 음색의 소유자로 이승철과 김범수라는 가

수를 난 참 좋아하고, 둘 다 노래를 아주 감칠맛 나게 잘 부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한 임재범처럼 파워풀한 가창력을 소유한 락커 김경호의 노래도 참 좋아하고 그도 참 노

래를 잘하는 가수라고 생각한다. 그 외 개성 있는 목소리의 소유자이자 끼가 만발충천인

가수로는 김건모를 꼽고 싶다.  그리고 개성 있는 목소리를 가진 또 다른 가수들로는 이

적과 조관우가 생각난다.

 

물론 이들 외에도 훌륭한 한국의 남자가수들은 많겠지만 지금으로선 언뜻 떠오르는 인물

이 이들이다.  참, 그룹 중에는 뱅크의 노래를 좋아했었다.

 

그런데 내가 임재범이라는 가수의 목소리와 노래를 좋아하긴 했지만, "나는 가수다" 출연

후 그에게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는 찬사와 관심은 조금 지나쳐 보이는 게 사실인데, 지금

부터 그 이유를 말해볼까 한다. 

 

그가 노래를 참 잘하는 가수라는 내 생각은 전혀 변함이 없지만 "나가수" 출연 당시의 그

의 노래는 평소 내가 생각하고 기대했던 것에 비해선 조금 실망스러웠던 게 사실이었다. 

뭣 때문인진 잘 모르겠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격정을 억누르는 느낌과 그래서인지 너무 자

주 숨을 끊으며 노래를 이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그에게 오롯이 쏟아지고 있는 감동만발의 각종 수식어와 눈

물과 감격으로 그의 노래를 격찬하는 관객들의 반응에 나 역시 어느 정도는 공감할 수 있

다.  다만 이번 경우도 다른 경우에서처럼 모두가 한 입으로 쏟아내는 찬사와 동시에 거기

에 반하는 의견은 철저히 묵살 혹은 욕을 뒤집어쓰는 현상, 즉 지나친 쏠림 현상에 많은

이들이 판단의 힘을 잃은 채, 맞장구를 쳐대면서 올인하고 있다는 느낌, 또 이러한 현상들

이 몹시 건전해 보이지 않으면서 우리의 정체성으로 다시 낙인 찍히지 않을까 걱정되는 우

려감, 다양성이라는 걸 도무지 수용할 줄 모르는 심한 몰림의 현상이 어찌 보면 너무 유아

틱해서 안쓰러워 보일 정도라는 내 느낌은 말하고 싶다.

 

그건 어쩌면 지금까지 관객과 시청자들이 노래 제대로 하는 가수를 무척이나 목말라했기

때문이라는 그럴 듯한 변명으로 애써 당위성을 내세울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렇

게 전국구(?)적, 전국민적으로 환호하고 열광하는 이면에는 감출 수 없는 우리의 부정적인

면모가 분명 존재한다고 여겨진다. 

 

예를 들어 뭐 하나에 필이 꽂히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들이대는 저돌성, 물론 그

저돌성으로 우린 코리언 드림을 이루기도 했지만 그 와중에 파생한 부정적 결과에 대해선

이미 우리들 스스로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그러므로 어떤 사실을 접할

때 조금 더 침착하고 사려 깊은 접근을 하자고 권유하고 싶다.

 

또한 가수 한 사람의 가창력으로 온 전체 연예뉴스가 도배질을 하는 언론의 태도 역시 참

으로 공정하지 못하고 성숙하지 못한 처신이란 생각이 들면서 철없는 십대들보다도 한 술

더 뜬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고 개탄스럽다.  이는 너무 얄팍하고도 부박한 상업성에만

목숨을 거는 행태가 아니고 뭐겠는가 말이다.

 

 

거기에 가수라는 그의 직업과는 전혀 관련 없는 가쉽성 기사, 즉 그가 꺼려할 게 분명한

그의 이복형제 이야기가 다시 나오고 있는 등 그의 뒤를 캐는 식의 기사들이 넘쳐나는 걸

보면서 정말 연예인으로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리고 프라이버시를 포기하고

살아야 하는 그들의 삶에 왠지 모를 동정심이 은근슬쩍 일어났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나의 우려와 짠한 마음과는 별개로 난 여전히 그의 노래가 가슴을 적시며

노래를 감상하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우리들에게 주었다고 믿고 있다.  그의 노래가 예전만

못했다는 것이지 형편없었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고, 그가 타고났든 노력으로든 뛰어난

감성의 소유자이자 위대한 가수라는 것에는 모두와  의견을 같이 한다.  그러니 그는 정말

가수가 맞고, 그 중에서도 뛰어난 가수 중 한 명이라고 진정 생각하고 있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