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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tal BIZ] 무선 충전기가 쏟아진다

[Digital BIZ]


무선 충전기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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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1년 새 7배 늘어 "애플도 내년 신제품에 무선 충전기능"… 日, 인공위성 태양광 전지서 지구로 전기공급도 본격 연구

 

LS전선의 무선 충전기‘차버 (Chaver)’를 통해 충전 중인 아이폰. /LS전선 제공

 20XX년, 에너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국가는 더이상 없다. 태양광 전지를 탑재한 위성이 우주에서 태양에너지를 받아 지상에 보내주기 때문이다. 길거리를 다니는 전기자동차들은 주차장에서 무선(無線)으로 전기를 공급받는다. 태블릿PC·스마트폰 등 대부분의 전자기기는 배터리 걱정이 사라진다. 사무실·공공시설·기업 등 곳곳에 무선 충전기가 설치돼 근처에 머무르기만 하면 자동으로 충전된다.

공상과학 소설 같은 이야기지만, 이런 기술이 속속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무선 충전'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무선 충전이란 전원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아도 각종 전기·전자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LG전자·HP·LS전선·에너자이저 등 국내외 업체들은 최근 스마트폰을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전기자동차를 무선으로 충전하자는 논의도 자동차 업체를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케이블 없어도 OK…무선 충전 시대 열린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노트북 등으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프린터나 스피커도 연결 케이블이 필요 없는 무선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무선 충전 기술까지 실용화되면 사무실 책상이나 집안을 어지럽히던 복잡한 선이 깡그리 사라질 수도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나 각 모델마다 연결 단자가 달라서 충전을 못하는 불편도 없어진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는 올해를 무선 충전 기술이 보급되는 원년으로 보고 있다. 올해 세계 무선 충전기기 시장은 8억8000만달러(약 9300억원)로, 작년보다 7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게다가 2015년이면 시장규모가 약 237억달러(약 25조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IT업체들은 올 들어 무선충전기를 잇달아 선보였다. 스마트폰용 무선 충전기만 해도 LG전자·LS전선·HP·산요·에너자이저·파워매트 등 10여곳이 출시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이 출시한 제품은 이른바 '비(非)접촉 방식(전자기 유도방식)'을 쓴다. 전자기기에 케이스를 끼우고 충전 패드에 올려놓으면 전기가 충전되는 방식이다. 이는 19세기 영국 물리학자 패러데이가 발견한 전자기유도(電磁氣誘導)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이 현상은 전류가 흐르면 자기장이 생기고, 이 자기장이 다시 새로운 전류를 발생시키는 원리를 말한다. 충전패드의 전원을 켜면 내부의 1차 코일에서 자기장이 발생한다. 이 자기장은 휴대폰 등 전자기기의 전력수신부에 있는 2차 코일에 유도 전류를 발생시킨다. 이 전류가 전자기기 내의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것이다. 이 충전기는 전자기기를 일일이 뗐다 붙였다 하거나 선을 꽂을 필요가 없다. 충전시간은 1~3시간 정도. 기존 유선 충전과 큰 차이가 없다.

아직은 수 ㎝ 이내에서만 전기를 보낼 수 있다. 충전 패드에서 약간만 떨어진 곳에 둬도 충전이 안 된다. LS전선의 박래혁 수석연구원은 "송전(送電) 거리를 늘리려면 자기장을 강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면 유해 전자파도 강해지는 단점이 있다"며 "향후 전자파를 차단하는 기술이 진화하면 충분히 먼 거리에서도 전기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다른 방식으로 송전 거리를 늘리려는 시도도 최근 잇따른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자기공명(magnetic resonance) 기술이다.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의 마린 솔라시치(Soljacic) 교수팀이 지난 2007년 2m 거리에서 60와트의 전력을 전송하는 실험에 성공하면서 각광받고 있다.

이 기술은 전자기 유도 방식을 개량했다. 전기를 보내고 받을 때 전류의 주파수를 동일하게 맞춰서 송전 거리와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애플도 무선 충전에 관련된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내년에 출시할 아이폰 신제품에 무선 충전 기능을 탑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자동차 업체들도 무선 충전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볼보·도요타·이시카와지마하리마(IHI) 등은 자기공명 기술을 활용해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최근에는 구글도 이런 방식의 전기차 충전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보다 거대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일본이 추진하는 우주 태양광발전소(SSPS)가 대표적인 사례다. SSPS는 적도의 3만6000㎞ 상공에 태양광 발전용 위성을 띄워 전기를 생산한 뒤 지구로 송전하는 시스템이다. 우주에서는 태양광이 지표면보다 8~10배 이상 강한 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 위성에는 지름 2.4㎞의 태양광 전지가 설치돼 전기를 생산할 예정이다.

위성에서 전기를 보내려면 근거리용 기술인 자기공명이나 전자기 유도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과학자들은 전자파(microwave)나 레이저에 에너지를 실어 지구로 발사하는 방식을 개발 중이다.

아이서플라이의 티나 텡(Teng) 선임 애널리스트는 "무선 충전방식은 아직은 유선 방식보다 비싸지만, 복잡한 기술에 얽매이지 않고 편하게 충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조만간 거의 모든 기기의 충전 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