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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E] 하이테크 이기는 로우테크 신흥 시장,산업일보뉴스

 

 

기본기능 충실 저렴한 제품, 개도국 선진국 동시 인기

 

[산업일보 안영건 기자] 시장의 수용범위를 넘어선 과도한 하이테크 제품보다는 부가기능 제거로 저렴한 가격과 기본기능에 충실한 제품이 개도국과 선진국 니치 마켓 공략에 효율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기업들이 기존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더하거나 여러 기능을 조합한 컨버전스 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으나 이러한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기능 피로(Feature Fatigue)를 야기하고 제조 기업은 불필요한 기능 추가로 인한 제조원가 상승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신제품이 시장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로 소비자 니즈와 공급 제품 간 미스매칭이 3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한 설문조사에서도 기업이 시장에서 원하는 것보다 더 빨리 제품을 출시한다는 소비자 의견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오상봉)은 ‘전략적 다운그레이드를 통한 차별화 전략’ 보고서를 통해 소비재부터 내구재까지 글로벌 기업들이 저가·저기능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사례를 소개하고 국내 기업들의 구체적 실천방안을 제시했다.


이 보고서는 ‘다운그레이드 전략’은 무조건 저가·저기능 제품을 신흥 개도국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 아니라, 신흥국 소비자가 원하는 필수적인 기능을 강화하고, 비용대비 효용이 떨어지는 부가기능은 과감히 제거하는 전략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애초에 신흥국 시장을 염두하고 만든 제품이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선진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경우도 많다고 강조했다.


저가·저기능 제품의 성공 사례(85건)를 조사한 문헌에 따르면 이 중 절반인 약 40건의 제품이 개도국을 넘어 선진국에서도 성공했다.
부가기능을 제거한 저렴한 가격과 기본 기능에 충실한 제품이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서구의 소비자들에게 매력적 요소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특히 선진국의 저소득층과 신흥국의 중산층으로 구성되는 불륨존(Volume Zone)이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함에 따라 소비자의 구매 패턴과 기호를 고려한 판매 전략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포브스지(紙)는 중국 소비자의 5가지 트렌드 보고서에서 기능은 더 적더라도 기본적 기능에 충실한 제품 전략을 권장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제너럴 일렉트로닉(GE)사의 심전도 진단기기인 MAC 400은 대표적인 다운그레이드 성공제품으로 꼽힌다.

 

 

 

인도는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6천만 명에 달하지만 빈곤율이 높고, 전력·의료 인프라가 부족해 많은 환자들이 심전도 진료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GE는 낮은 비용과 사용 편의성이라는 인도의 시장 니즈를 반영해 기존 가격의 3분의 1수준으로 이동형 심전도 기기인 MAC 400을 출시해 대성공을 거뒀다. 또한 핵심기능만을 탑재한 MAC 400에 유럽소비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시장에서도 예상외의 히트를 기록했다.


비핵심 기능은 제거하고 특허기술 대신 상용기술을 활용해 소비자 판매 가격을 인하하고 최초 제조 단계서부터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기기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고가제품에 쓰이던 GE의 특허칩 대신 손쉽게 구할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한 표준칩을 활용했다.


GE의 모든 심장진단기기에 쓰이던 12SL 알고리즘 모델을 유지해 제품의 핵심인 ‘심장 진단 신뢰도’ 유지·프린터를 별도로 개발하는 대신 폭 80mm라는 작은 크기, 가벼운 무게, 내구성을 갖춘 인도의 기존 버스티켓 프린터를 채택했다. 비핵심기능인 화면 표시, 추가 분석, 인터넷 접속, 바코드 스캐닝, 데이터 저장 등 불요불급한 기능은 제거해 가격을 인하한 것이 주효했다.

 

르노, 'Logan' 51개국 수출
르노의 CEO였던 루이 슈바이처(Louis Schweitzer)는 러시아 출장 중 6,000 달러 현지 차량이 형편없는 품질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리는 현장을 목격하고, 본사로 돌아와 ▲품질 ▲저렴한 가격 ▲현대적 디자인 등 3가지 원칙을 R&D팀에 전달하고 동유럽 소비자를 공략하기로 결정(1997년)했다. 르노는 동유럽 자동차 시장에 저가형 자동차를 판매할 목적으로 루마니아 자동차 기업인 Dacia를 인수(1999년). 동유럽의 주력 소비층도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는 6,500달러 저가 자동차 Logan을 출시(2004년)했다.

다운그레이드 전략은 기존 모델 부품의 재사용 및 부품 단순화로 신흥국 소비자들 눈높이에 맞는 저가로 판매했다는 데 있다.
기존 르노 모델에서 사용되었던 부품들을 재사용하거나 조립부품을 단순화?개량함으로써 개발비를 절감했고 기존 모델인 Clio서 차체 플랫폼, 전방 악셀, 핸들, 후방 브레이크 등을 재사용했다.

르노의 고급 차종에 비해 부품을 무려 50% 줄여, 자동차 개발비를 약 4천만 달러 절약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후방 사이드 미러의 경우 처음부터 대칭형으로 제조해 대량 생산화하고, 운전자에게는 부품 구입과 교체의 편의성을 제고시켰다. 부품 개수는 줄였지만 유로 신차 충돌 테스트(Euro NCAP)에서 별 3개를 획득했다.

검증된 부품의 재사용과 부가 기능 제거로 당시 Logan 한 대의 생산비용을 1,089달러로 낮출 수 있었던 데는 단순히 기본기능·저가로만 승부한 것이 아니라, 현지 시장에 적합한 기능을 추가하는 전략도 병행한 점이 제대로 먹혔다.

 
서유럽에 비해 아스팔트 파손이 많고 도로구멍이 많은 개도국 도로사정을 감안해 차체 높이를 올리고, 기후가 무더운 중동이나 지중해 시장을 감안해 에어컨 성능을 대폭 강화했다.


애초 개도국 시장을 염두하고 제조한 제품이지만 프랑스를 중심으로 불경기에 지갑을 닫은 서유럽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누렸다.


2004년 9월 루마니아에서 처음으로 판매됐고, 당해에 크로아티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체코, 터키,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에 런칭됐는데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에서는 Logan이 ‘2005년의 차’로 선정될 정도였다. 중고차나 소형차에 관심있는 서유럽 소비자들도 넓은 실내 공간과 저렴한 가격에 매료됐고, 프랑스에서는 주문 후 5개월 이상 대기해야 인도될 정도로 수요가 쇄도했으며 2007년 당시 51개국에 수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안영건 기자 ayk2876@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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