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권의 책과 즐거운 상상, 400쪽의 부스러기
상식과 주류의 반대편에서 누구도 쓸 수 없는 서평을 쓰는 기자로 알려진 ‘씨네21’의 이다혜 기자가 10여 동안 ‘씨네21’과 한겨례 ‘매거진 esc’에 연재했던 칼럼들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책을 왜 읽냐는 물음에 “그저 좋아서”라고 대답할 사람, 북칼럼니스트로 오랫동안 기억되고 싶어 하는 이다혜 기자가 책을 통해 얼마나 많은 세상을 만날 수 있으며, 책을 통해 얼마나 삶이 즐거워질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독서에세이 <책읽기 좋은날>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순전히 저자의 취향에 의해 엄선된 123권의 책에 대한 칼럼이 담겨 있으며, 책의 내용만큼이나 그 책을 읽었던 시기의 작가의 생각과 추억들이 그대로 묻어나 더욱 흥미를 유발시킨다.
또한 123권의 북 리스트를 통해 그녀가 장르를 불문하고 책 읽는 것 자체를 즐기는 ‘독서광’임을 짐작케 한다. 그녀는 <명탐정의 규칙>과 같은 추리소설에서부터 범죄심리서, 의학서, 과학서, 스포츠 전기, 만화, 동화, 인문서, 정치철학서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 놀라운 독서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소설가 김중혁은 이 책의 추천사를 통해 “솔직하게 고백하건대 책을 출간하고 나면 이다혜가 내 책에 대한 리뷰를 쓰지 않을까 기대하곤 했다. 항상 그녀의 리뷰가 궁금했다. 이다혜가 책에 대한 놀라운 분석을 하는 건 아니다. 예언자처럼 나의 문학적 전망을 제시해주는 것도 아니고, 소설 속에 감춰진 디테일을 꼼꼼하게 밝혀내는 것도 아니다. 그저 책을 다 읽고 딴소리를 할 뿐이다. “이번 책 어땠어?”라고 물어보는 작가에게 “책은 잘 읽었어. 그건 그렇고 말이지, 책을 보다가 생각난 건데…….”하고 다른 이야기로 방향을 급선회하는 게 그녀 글의 매력이 아닐까. 책의 핵심을 피한다기보다 책에 대해 할 이야기가 무척 많은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나는 그녀의 리스트를 좋아한다. 거기에는 상식에 대한 야릇한 반항심이 있고, 주류에 대한 은밀한 조롱이 있다. 내 책에 대한 그녀의 리뷰를 기다리는 이유는, 내 책이 그녀의 취향에 어울리는 책이길 바라기 때문이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자신만의 취향을 축조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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