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수준의 광전변환 효율 갖는 유기 태양전지용 하부 셀 개발
[산업일보 홍보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유기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소재를 개발했다. 가볍고 유연한 유기 태양전지의 효율을 실리콘 기반의 무기 태양전지 수준으로 향상시킬 경우 각종 디스플레이나 센서 등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액구조의 유기물을 이용한 유기반도체 재료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유기박막 트랜지스터(OTFT), 유기 태양전지(organic solar cell) 등에 활용된다.
특히 기존 실리콘 반도체 재료를 사용하는 무기박막 태양전지는 공정비용이 높고 제한적으로 휘어질 수는 있으나 접히고 늘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반해 고분자 반도체를 이용하는 유기 태양전지는 용액 공정을 통해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충격에 강하고 가벼우며 구부리거나 휠 수 있어 다양한 제품화가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유기반도체 재료를 이용한 전자기기는 디스플레이는 물론, 유기박막 트랜지스터, 센서, 라디오파 인식장치 (RFID), 생물인식기기 등 다양하게 응용이 가능하며 그 시장규모는 수십 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일층 유기 태양전지는 현재 9% 의 광전 변환 효율을 나타내고 있지만 무기물 박막 태양전지와의 경쟁하기 위해서는 보다 향상된 광전 변환 효율이 요구된다. 그러나 단일층 유기 태양전지만으로는 효율 향상에 한계가 있다.
이에 텐덤 유기 태양전지 개발이 활발하다. 텐덤 유기 태양전지는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셀을 적층한 구조로 각각의 셀은 서로 다른 파장 영역에서 태양광을 흡수한다. 일반적으로 두 층의 텐덤 유기 태양전지가 많이 연구되며 상부 셀과 하부 셀로 구성돼 있다.
상부셀은 낮은 에너지 영역(700 ~ 1000 nm)의 태양광을 흡수하고 하부 셀은 높은 에너지 영역(300 ~ 700 nm)의 태양광을 흡수한다.
상부셀에 사용되는 광활성 고분자는 비교적 많은 연구가 이뤄졌으나 하부 셀 재료는 많은 연구가 그 동안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 이유는 하부 셀 제조 후 연속해 상부 셀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열처리 과정이 필요하며 열처리 후에 하부 셀의 효율이 급격히 감소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효율의 텐덤 유기태양전지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상부 셀 뿐 아니라 열적 안정성을 가지고 있는 고효율의 하부 셀 개발도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부산대 화학과 황도훈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핵심 개인) 및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영국 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에너지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유기 태양전지는 용액공정으로 생산할 수 있어 경제적이고 가벼운데다 구부릴 수 있어 응용의 폭이 넓다. 하지만 광전변환 효율은 10%대로 실리콘 태양전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태양전지를 여러 층으로 적층해 효율을 높이려는 텐덤 유기 태양전지 연구가 활발하나 적층을 위한 열처리에 의해 태양빛이 입사되는 하부 셀의 효율이 급격히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광전변환 효율은 상온 25℃의 맑은 날 1㎡ 크기의 태양전지판에 태양광이 수직으로 들어올 때 태양광 에너지가 얼마나 전기 에너지로 변환됐는지를 측정해 결정한다.
연구팀은 고온 열처리 공정으로 인한 효율 감소를 극복할 수 있는 열안정성이 우수한 유기반도체 고분자를 설계, 최고 효율(6.81%)의 하부 셀을 만들어 냈다. 기존 하부 셀에 사용되는 고분자와 풀러렌 유도체의 효율이 5% 수준인데 반해 향상된 것이다.
평면성이 큰물질(방향족)을 연결고리로 도입, 광활성 고분자의 전하이동도와 결정성을 높이고 고온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하부 셀 소재를 설계한 데 따른 것이다.
향후 보다 높은 효율의 상부 셀을 확보할 경우 12% 이상의 광전변환효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 교수는 “상하부 셀 각각이 다른 파장대의 태양광을 흡수해야 시너지 효과를 내 고효율을 얻을 수 있다”면서 “향후 고효율의 상부 셀만 확보된다면 유기 태양전지의 효율을 무기 태양전지에 가까운 수준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보영 기자 papersong@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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