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팩토리, 한국형 밑그림 필요
생기원 조용주 박사 “공급·수요산업 모두 진행해야”
[산업일보 김진성 기자] 독일에서 불기 시작한 스마트 팩토리 열풍은 이제 제조업에서 피해갈 수 없는 대세로 전 세계에서 자리잡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 팩토리는 제조업계의 화두가 됐으며 저마다 ‘스마트 팩토리는 이런 것’이라는 정의를 내리고 있다.
이에 대해 18일 개최된 스마트공장 국제컨퍼런스에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의 조용주 박사는 “‘한국형 스마트 팩토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조 박사는 컨퍼런스에서 “스마트 팩토리에 대해서는 모두가 다른 정의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일단 스마트 팩토리의 개념을 처음 도입한 독일에서는 기존의 공장이 아니라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새로운 ICT기술을 적용하고 표준화·상용화 하는 R&D플랫폼이 독일식 스마트 팩토리이며, 독일에서는 이것을 브랜드화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혁신적인 ICT기술을 실제와 동일한 생산환경에서 검증·개발하는 것이 스마트 팩토리의 시작”이라고 밝힌 조 박사는 “스마트 팩토리는 공급산업이 중요하고 수요산업에 해당하는 생산품은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공급산업과 수요산업을 모두 운영하는 투트랙 형태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일단 공급산업은 스마트 팩토리 개념을 도입할 때 장비나 솔루션을 육성하기 위해 플랫폼 형태의 테스트베드를 만들어야 하며 현장 적용은 그 이후 테스트베드에서 상용화와 표준화가 진행돼야 한다. 아울러 공급산업에서는 이러한 과정에서 이를 수행할 능력을 갖춘 강소기업을 발굴해야 한다.
직접 제품을 만드는 수요산업 역시 테스트베드는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화 시절부터 OEM을 통해 생산하면서 노하우를 익힌 뒤 디자인으로 가는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일단 생산성을 확보해서 브랜드를 키운 뒤 공급산업으로까지 성장시켜야 한다고 조 박사는 언급했다.
조 박사는 “공급산업에서 테스트베드를 만드는 이유는 결국 국산화율을 높이는 것이며 테스트베드를 만들어봐야 우리의 부족한 점을 알 수 있다”고 언급한 뒤, “팩토리도 제품이기 때문에 우리의 기술을 만들어서 새로운 산업-모델 팩토리를 만들고 협력하는 기업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에서는 전체 산·학·연·관이 스마트 팩토리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힌 조 박사는 “스마트 팩토리의 고객은 제품기업이 아니라 엔지니어링·IoT·에너지솔루션·엠비언스·대학이나 연구소 등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발제를 마무리하며 조 박사는 “우리나라 산업구조 특성상 OEM기업이 많이 있는데 대기업과 동일한 프로세스와 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재 대기업 같은 경우는 제품개발에서 전략을 전개하는 반면 중소기업들은 OEM전략으로 가고 있지만 부가가치는 제품개발이 높다”고 언급한 뒤 “한국형 스마트 팩토리는 진행형이지만 OEM기업이 직접 라인을 설계하면서 기술도 확보했다고 보는데 이제는 그런 것을 지식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성 기자 weekendk@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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