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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해치택시… 새해엔 반전에 성공할까


애물단지 해치택시…

새해엔 반전에 성공할까


"아이구 죽겠어요. 손님들이 타질 않아요. 요금이 비싼 택시이거나 지방택시, 운전교습용차인 줄 알고요. 평소 수입의 3분의 2도 간신히 채운다니까요." 지난해 7월 꽃담색 해치 택시를 운행하던 영업용 택시기사의 푸념. 한데 12월 초에 만난 또 다른 해치택시 기사는 전혀 다른 말을 했다. "여자 손님들이 선호해요. 주황색 택시는 '새 차'라는 인식 때문에 골라탈 정도죠. 요즘 같으면 운전할 맛 난다니까요."

꽃담황토색 해치택시의 반전?

뉴욕의 옐로캡, 런던의 블랙캡처럼 서울의 명물이 되겠다며 지난해 3월 등장한 '해치택시'. 꽃담황토색이라는 튀는 색상 때문에 '명물 되려다 애물단지 되겠다'는 비난을 받을 만큼 운행에 어려움을 겪던 해치택시가 요즘 희색이다.

3월 104대로 출발한 해치택시의 숫자는 현재 3700여대. 전체 7만2000대에 비하면 아직 적은 숫자이지만 차령(車齡·법인택시 4년, 개인택시 7년)이 만료돼 새 차로 바꿀 때 꽃담색 해치택시를 선택하는 비율이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서울시는 내년이면 1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출고 첫 달인 3월 차령이 만료된 1360대 택시 가운데 7.6%에 해당되는 104대만 해치택시를 선택했다. 그러던 것이 8월에는 신규 택시 890대 가운데 459대가 해치택시를 선택했다. 50%를 넘은 셈이다. 11월에도 1010대 신규 택시 가운데 438대가 해치택시다.

해치택시의 차량이 최신 중형차라는 점도 승객들의 호감을 얻었다. 현대자동차는 YF쏘나타로 해치택시를 출고시키고, 기아자동차는 K5, 삼성르노는 SM5로 출고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이 좋아하는 색깔'이라는 뜬소문 탓에 색상에 대한 불만이 증폭됐던 초반과 달리 '산뜻하다' '밤에도 눈에 잘 띄어 좋다'는 승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성공 열쇠, 개인택시가 쥐었다

문제는 개인택시다. 서울택시의 3분의 2(4만9000여대)에 달하는 개인택시 기사들이 해치택시로의 전환에 소극적이어서 서울시가 난관에 부닥친 것. 해치택시로 바꾼 개인택시는 현재 50여대뿐이다. 개인택시 기사들이 해치로 바꾸지 않는 이유는 색상 때문이다. 서울시 택시관리팀 김기호 팀장은 "개인택시의 경우 법정 차령은 7년이지만 관리를 잘한 경우 폐차하지 않고 용도 변경을 해 LPG 승용차를 보유할 수 있는 장애인들에게 팔 수 있는데, 꽃담황토색이 자가용 색깔로는 너무 튀어서 다시 도색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색상에 대한 저항이 이렇게 거셀지는 몰랐다"면서 "개인택시 기사가 자신의 차를 중고차로 판매할 때 도색 비용의 일부를 시가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낙관도 많다. 지난해 9월 해치택시로 바꾼 개인택시 기사 박래황씨는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꽃담색 택시가 아닌 차량들이 오히려 헌차다, 낡았다 해서 승객들 외면을 받을 것 같아 나는 해치택시로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