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력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최정상 가수들이 서바이벌로 대결을 펼친다는게 가능한 일일까 싶었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기대 이상의 폭발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일요일 예능프로그램을 끊은지 꽤 되었습니다. 1박2일이 썩 재미가 없게 느껴지고, 그렇다고 정신없는 런닝맨을 볼
생각도 들지 않아서요. 또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을 즐기는 것도 아닙니다. 다들 열광했던 슈퍼스타K도, 위대한 탄생
도 보지 않았거든요. 그런 저를 다시보기 유료방송을 사서 보게 만든건 바로 그 7명의 가수들의 힘입니다. 이소라,
김범수, 정엽, 백지영, 김건모, 윤도현, 박정현. 이름 하나하나만으로 파워가 있는 이 가수들의 열창을 들을수 있다
는 것에 500원쯤 전혀 아깝지 않더군요
케이블 VOD로 구매를 해서 최대볼륨을 올려놓고 감상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던 대로, 가수들의 음악을 뚝뚝 끊어버리는 편집이 거슬리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감동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마치 콘서트에 온 기분이었지요. 물론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십몇년차 베테랑 가수들이 무대 위에서 긴장하고 목소리를 떠는 모습들이 생생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노래 한 곡에 온 힘을 쏟아붓는 그들의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아, 이거 진짜 본방사수 할 수밖에 없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왜 '나는 가수다'가 저의 마음을 흔들었을까요? 단지 가창력있는 진정성 있는 가수들이어서? 그렇다면 쎄시봉 콘서트에도 저는 열광했어야 합니다. 물론 놀러와에 등장한 쎄시봉 친구들의 이야기와 노래는 감동적이긴 했지만, 그 후로 저를 계속 쎄시봉에 열광하게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왜냐면 그분들의 노래 속에는 제가 간직한 추억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가수의 노래를 듣는 것 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그 무엇이라고나 할까요?그래서 전 '나는 가수다'에 열광을 하게 된 겁니다. 출연 가수들은 음악에 눈을 뜨게 된 십대 후반부터 즐겨 듣던 노래를 부르던 가수들입니다. 물론 정엽씨 하나 빼구요. 미안합니다, 난 당신이 누군지 몰랐어요;;; 잠이 오지 않는 청춘의 밤 이소라나 박정현의 노래를 들으며 외로움을 달랬던 추억들이 그들의 노래와 함께 다시 밀려들었던 겁니다. 마치 50대 전후가 쎄시봉에 빠져들 듯이 저는 이 가수들에게 빠져들었던 거죠
처음에는 이 가수들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와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얼까 싶었습니다. 그들의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날 수도 있잖아요? 그럼에도 그들이 이 프로그램에 나왔던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방송에 나왔던 말처럼, 이 중에 꼴찌를 한다고 해서 절대 부끄럽지 않을거라는 것을 그들의 노래를 듣고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가수들은 그들의 노래가 각종 차트에서 다시 주목을 받게 되어 좋구요, 관객들은 좋은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쌍방이 윈윈하는 프로그램이었던 겁니다.
얼마나 쟁쟁한 가수들입니까?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래를 듣고나서도 누가 제일 좋았다고 꼽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한 사람의 무대가 끝나면, 그 전 사람의 무대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주변 사람들의 의견도 제각각이더군요. 오죽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래 실력들이 뛰어났으면, 호소력있는 애절한 목소리의 백지영과 정엽이 밀린다는 생각이 들정도였냐는 거지요. 한번, 그들의 노래를 음미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당신의 마음을 흔드는 그 무언가가 있다면, 이제 주말마다 훌륭한 콘서트를 즐겨도 좋겠네요. 무료로 말입니다.
박정현 - 꿈에 (편집 안한 현장 녹음버젼) 들으러 가기 ->
방송 편집분은 아래에... 박정현과 이소라의 노래가 끝나면 관련 동영상들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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