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마이 프린세스'가 삐걱거리기 시작하자 또 다시 김태희의 연기력과 그녀의 한계가 도마위에 오르기 시작했다. CF모델로는 탑 클래스일런지 몰라도 연기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하기 때문에 드라마가 표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MBC '마이 프린세스'는 방송 3회만에 경쟁 드라마 SBS '싸인'을 제치고 수목드라마의 선두로 치고나갔다가 4회째 22.7%의 시청률로 정점을 찍은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9회째부터는 '싸인'에게 큰 격차로 뒤지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마이 프린세스'가 표류하고 있는 요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 중에서 김태희의 늘지 않는 연기력에 대한 말들이 많다. 초반의 푼수역에서 제대로 망가진 모습으로 잠시 기대하기도 했지만 늘 똑같은 표정의 모습이 쉽게 질리도록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김태희 보다는 악역이라고 할 수 있는 황실재단이사장 오윤주 역의 박예진이 더 돋보이기까지 한다. 연기에서도 그렇고 배역에서도 마찮가지로 김태희가 꿀리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이는 김태희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는 문제이다. 배우로서의 김태희의 역할보다는 '마이 프린세스'라는 드라마 자체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크기 때문이다. 사실 '마이 프린세스'의 쟝르는 코믹멜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쟝르는 스토리로 승부를 걸어서도 안되고 걸 필요도 없다. 어퍼커트나 훅도 필요하지 않고 가볍게 잽만 날려도 된다. 그런면에서 보면 시트콤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이 프린세스'가 추락하기 시작한 시점은 이설이 궁에 들어오고 나서부터다. 바로 그 시점부터 이야기가 진부해지기 시작해졌기 때문이다. 이설의 아빠의 도피와 사기행각에 얽힌 사연, 친부와 양부의 명예 사이에서의 갈등 그리고 이설이 진짜 공주냐 아니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오해와 진실 등의 여러 에피소드들을 펼쳐놓고 있지만 정극이 아닌 다음에야 시청자들에게 진지하게 받아들여 질리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니 정색을 하고 달려들 필요까지는 없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장영실 작가는 '마이 프린세스'가 코믹멜로에 머무르지 않기를 원했던듯 보인다. 회를 거듭할수록 경쾌한 내용보다는 우울한 내용들이 더 많아지면서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우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전개상 갈등도 필요하고 대립도 필요하지만 그게 너무 과하다보니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쟝르가 불분명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설 역을 김태희가 아니라 누구 맡더래도 '마이 프린세스'의 추락을 막아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보면 김태희가 억울해 할만도 하다.
마이 프린세스'가 다시 도약하는 길은 김태희의 분발이나 연기 변신이 아니다. 드라마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 먼저다. 그리고 그 정체성은 쟝르의 설정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마이 프린세스'의 쟝르가 코믹멜로라면 지금보다는 어깨에 힘을 빼고 좀 더 가벼워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까지 시청자들은 '마이 프린세스'에 대해서 오해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마이 프린세스'의 추락을 김태희의 탓이로 돌리지 말아주기를 바란다. 송승헌이 현빈일 수 없듯이 김태희도 길라임일 수 없으니 말이다.
본내용은커미니트에서 퍼온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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