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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가 스친자리, 허무한 삶

쓰나미가 스친자리, 허무한 삶


   
 일본에 쓰나미가 닥쳤다.

그야말로 닥쳤다는 말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

뉴스를 통해서 보이는 풍경은 경악할 지경이다.

말이 안 나올 정도록 참혹하게 보인다.

저런 풍경이야 영화 속에서나 가능할 법이지 어찌 현실 속에서 저런 .......

자연이 보여주는 괴력 앞에서 손 쓸 순간도,

어찌해야 할 바도 모른 채 망연자실 한순간 찾아오는 해일을 바라볼 수 밖에 없나 보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가끔 비가 많이 내리거나 폭설이 쏟아져도 나는 하늘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리는 비를 멈출 수 없으며

쏟아지는 눈을 가릴 수가 없는 것이 우리들의 현주소이다.

한순간 모든 것이 떠밀려 가는 삶 속에서 절규했을 무수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쿵쿵 뛰는 것 같다.

현대과학의 힘도 여기까지는 어찌 할 수 없나 보다.

자꾸만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요즘 많이 지쳤다.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 속에 파묻혀 살면서 때로는 커피 한 잔도 편하게 마시기기 어려웠다.

마음으로 꾸는 꿈이 많았고,

삶에 대한 푸른그림을 그리며 일 중독자가 되어갔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온 몸은 말이 아니게 힘이 들고,

쉬라는 내 속의 언어들을 무시하고 또 다시 출근하고 하루종일 전화 속에서,

사람들 속에서, 때로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자료를 찾고 그 자료를 가지고 끝없는 일들을 했다.

 

그런데,

갑자기 허망해지는 것이다.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재정리를 할 필요가 있구나 싶어진다.

힘겨운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뭔가 더 깊이있고 보람있는 일을 해 보자고 시작한 일들이

내가 지치고 고달퍼짐을 발견하며 다시 한번 나를 돌아봄도 필요하구나 싶은 것이다.




물 속에 그대로 잠기는 우리들의 일상의 터전들을 본다.

장자의 호접몽이 떠 오른다.

어느 한귀퉁이 녹록치 않은 삶이구나 싶다.

꼭대기 모습만 보이는 지붕과 자동차를 보면서 우리들의 삶도 어느 날 쓰나미 처럼 찾아온

그 무엇에 의해 홀홀이 접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곁에 있는 사람들을 더 사랑하고

그들과 한잔의 차를 나누고, 덕담 한 마디를 더 건낼 수 있는 삶으로 가야하는 것이구나.

나도 쉬어가고,

이웃들도 쉬어가자고 이야기해야겠구나....

허망한 풍경이 마음에서 떠나질 않는다.



사라져가는 것들이 남기는 아픔이 정말 크다.

물 속에 잠겨가는 세상의 흔적들이 이렇게 마음이 아플수가 없다.

느닷없이 찾아 온 불청객이 거두어가는 우리들의 소중한 일상들....

 

우리나라는 다행히 비켜간다고 한다.

고맙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가늠할 수 없는 지진이라는 존재가 막연한 불안에서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공포로 다가옴을 본다.

 

고통에 빠진 그들에게 어떤 위로를 전해야할지.....

작은 기도지만 마음으로 그들을 향한 진심어린 기도를 보낸다.

 

삶은 생각보다 위대하고 거대하지만

때로는 속절없이 허망한 것이라는 생각이 지워지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