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김진성 기자]
지난해 2월 13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013년 연두교서 발표 이후 주목 받고 있는 도시가 있다. 오하이오주 영스타운은 한때 제조업이 흥했으나 공장들이 떠나가면서 쇠퇴한 도시로 전락했다. 하지만 이곳에 3D 프린팅 관련 정부주도 산학협력기관인 NAMII(National Additive Manufacturing Innovation Institute)의 본부가 설립되면서 도시는 다시금 활기를 되찾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2012년부터 3D 프린팅을 제조업 혁신의 핵심기술로 간주하고 관련 법령 및 투자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연두교서에서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조업 부활의 핵심으로 3D 프린팅이 언급되면서, 해외로 나갔던 기업을 미국으로 다시 귀환시키고 새로운 하이테크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3D 프린팅산업의 발달로 인해 예상되는 산업계의 지형도 변화는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발전 방향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제조업 현장은 물론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3D 프린팅 기술을 응용하는 방법을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다.
국내 3D 프린팅 산업은 보급률과 기술 수준은 선진국에 비교해 부족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에서는 장비, 소재, SW, 응용 등 4개 분과를 구성, 3D 프린팅 전략시술로드맵을 수립 중에 있다.
이에 3D 프린팅 업체인 ANATZ의 이동엽 대표는 최근 열린 디지에코 오픈세미나에 발제자로 참여해 ‘제3의 혁명 제조업의 미래 : 3D 프린터의 활용과 전망’이라는 3D 프린팅 산업현장에서 느낀 점을 참석자들에게 전달했다.
3D프린팅, 제조업의 진화 이끌어낸다
이동엽 대표는 이 날 강연에서 “3D 프린팅을 이용한 가상제화 시장은 컨텐츠 중심에서 제조·서비스 시장으로까지 범위가 확대됐으며, 제조업 분야에서는 제조 부분을 제외한 설계, 유통, 판매, 관리 등의 부분은 모두 네트워크를 통해 해결이 가능할 정도로 일부 현실화가 됐다”라고 전제한 뒤, “3D 프린팅으로 인해 Maker Space(3D 모델 파일과 다양한 재료들로 소비자가 원하는 사물을 즉석에서 만들어(printing)낼 수 있는 작업 공간)이 출현해 중국 상하이에서는 100개의 DIY 제작 스튜디오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고 현황을 전했다.
현재 3D 프린팅이 사용되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디자인 분야 중 편집디자인이나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서 전자탁상출판의 등장과 함께 컴퓨터를 이용한 그래픽 디자인 분야의 부상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방송과 영화 분야에서는 NLE(non-linear editing system, 비선형 편집 장비)의 출현과 캡쳐보드(비디오의 영상과 음성을 컴퓨터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변환시키는 장비)의 등장으로 자유로운 영상 편집 작업이 가능해졌다.
특히, 우리나라 미디어콘텐츠 산업을 이끌고 있는 Game산업의 경우 3D 프린팅을 통해 동적 미디어의 전성기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과거의 디자이너의 역할이 이제는 개발자로 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입력과 알고리즘에 따라서 실시간으로 만들어지는 미디어의 발전과 게임 산업의 융합도 이뤄질 전망이다.
UI·UX분야는 터치스크린의 등장으로 인해 디자인을 아는 개발자가 필요한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이에 레이아웃 디자인과 동적 미디어의 접목으로 인한 새로운 유저 인터페이스를 경험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이 외에도 Media Art 분야·Open Source Hardware분야 등에 있어서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계속해서 불고 있으며, 특히 3D 프린터 분야의 경우 설계사에서 제조자로, 제조자를 위한 제조사로 기존 3D 프린터의 불만이 프린터 제조사로의 변신에 적극적인 동기부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3D프린팅 산업이 그리는 미래 모습
이동엽 대표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거의 모든 제품의 생산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기술로 3D 프린팅을 언급했으며, 2013년에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는 10대 유망 기술 중 하나로 3D 프린팅을 선정한 바 있다”며, “과거의 3D 프린팅이 시제품 제작을 저비용으로 편하게 만들기 위해 개발됐다고 한다면, 최근의 3D 프린팅은 다품종 소량생산, 창의적인 입체물, 개인에 맞춘 전용상품 같은 특수분야 용도로 진화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표 내용에 따르면, 3D 프린팅이 산업현장에서 가장 크게 인정받는 이유는 시제품 제작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주기 때문으로, 명품 스포츠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의 경우 4개월 동안 4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던 과정을 3D프린팅 기술을 도입하면서 20일 동안 3000달러 수준으로 절감시키는데 성공한 바 있다.
또한 3D 프린팅을 통해 개인 맞춤 생산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돼 디자인·재료비만으로 제품 제작 가능이 가능해지고 이는 직접 제품 제작기술로 이어져, 보청기·임플란트·보족기기 등에 대한 다품종 소량 생산, 개인 맞춤 생산의 가능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아울러 바이러스 기반 전지 등 눈으로 볼 수 없는 초미세 세계에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시키는 연구개발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일단 3D 프린팅 업계에서 유망한 업종은 가장 쉽게 창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출력소·아트토이·피규어나 유골함, 패션모자, 전자악세사리, 신발의 깔창 등을 들 수 있다”고 언급한 뒤 “디자인 작업에 있어서도 인터넷에 존재하는 각종 모델링 웹사이트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한데, 주로 STL 파일 확장자를 사용하며 출력 시 크기 등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스캐닝을 이용한 디자인 작업은 50만원 대 부터 수천만 원에 이르는 하드웨어 장비 및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하는 무료 앱도 가능하지만 스캐닝 후에 가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델링 디자인의 경우 초보자를 위한 각종 무료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했으며, 대부분의 3D 프로그램은 이미 3D 프린터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PC에서 동작되는 정교한 프로그램부터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손쉬운 앱까지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라고 언급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이 대표는 “3D 프린팅 기술 중 FFF방식·FDM방식은 가장 정밀하지는 않지만 가장 활용도가 높은 방식”이라며 “이를 통해 무한에 가까운 소재의 다양성을 활용해 가장 경제적인 생산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대표는 “3D 프린팅 기술이 널리 확대되면서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의 도래가 좀 더 앞당겨졌다”며 “현업 종사자들이 ‘3D 프린팅 기술로만 할 수 있는 것들’과 ‘3D 프린팅 기술로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잘 구분해서 접근한다면 3D 프린팅은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이자 기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진성 기자 weekendk@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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