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수출, 소비재 줄고 가공무역 절반 넘어
中 내수시장 진입 '적신호'
[산업일보 홍보영 기자]
대(對)중국 수출 가운데 가공무역 비중이 4년 만에 다시 절반을 넘어섰다.
이는 한국이 중국에 원자재나 반(半)제품을 수출해 완제품이 만들어지면 다시 수입하거나 제3국으로 수출하는 무역 비중이 늘었다는 뜻이다. 그만큼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소비재 수출 비중은 줄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가 중국 해관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가공무역 수출액은 987억 달러로 전체 수출액 1902억 달러(중국 기준)의 51.9%를 차지했다. 반면 내수용 일반무역은 636억 달러로 33.4%에 그쳤다.
대중국 가공무역은 2007년(54.2%)부터 하락세를 보여왔다. 2010년엔 51.5%였고, 이후 3년간(2011년 48.9%, 2012년 49.8%, 2013년 47.6%)은 50%를 밑돌았다. 그러다 지난해 13.3% 증가하며 4년 만에 50%대로 다시 올라섰다.
주요 경쟁국인 미국(15.7%)과 일본(34.2%), 홍콩(37.7%)에 비교할 때도 큰 차이를 보였다. 다만 대만의 경우 50.1%를 기록해 한국과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역업계에선 가공무역 주도의 무역 구조를 내수시장 주도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가공무역의 경우 면세(관세, 증치세) 혜택이 있어 내수 시장을 겨냥한 일반 무역 방식에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최용민 무협 북경지부장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관세가 낮아지거나 철폐된다"며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중 FTA 조기 발효로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투자환경 개선, 비관세장벽 제거, 신속한 통관 등이 가능해지면 중국 내수시장 진출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 기업들이 '메이드 포 차이나(Made for China)'에 나서고 있는 만큼 내수시장 개척에 중점을 둔 통상정책과 기업의 마케팅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홍보영 기자 papersong@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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