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었다. 1978년에 만들어진 테이텀 오닐 주연의 리메이크, 아니 속편제목이 <인터내셔널 벨벳>이었다.
어쨌든 한글제목은 두 편다 <녹원의 천사>로 소개되었다. 아마, 이 영화는 아주 오래 전 영화평론가 정영일(정성일 아님!) 아저씨가 살아계실 때 <명화극장>에서 상영되었을 영화이다. 분위기가 말이다. 어제 이 영화를 보았다.
아마도 수십 년만에 다시 보게된 영화같다.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12살 때 출연한 영화이다. 12살! ‘
틴에이저’도 아닌 12살짜리 소녀 엘리자베스 테일러 영화이다!!!!!!
<녹원의 천사>는 192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정확한 장소는 잉글랜드 서섹스의 시웰스(Sewels)라는 곳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바닷가가 보이는 시골길을 한 소년(미키 루니)이 뚜벅뚜벅 걸어가는 장면을 오랫동안 비춰준다. 그리고는 한 학교 교실을 보여준다.
이젠 방학이니 아이들은 신이 나서 재잘거린다. 학생 중에 브라운씨네 세 자매가 보인다. 큰 언니는 이제 막 손에 메니큐어도 칠하고 연애시작할 나이. 셋째 딸 벨벳 브라운이 바로 엘리바베스 테일러이다. 벨벳은 극중에서 치아교정
중이다. 이들 브라운 자매를 통해 보기만 해도 행복한 1920년대 영국 시골마을 중산층의 패밀리 모습을 보여준다.
아버지는 읍내에서 정육점을 하고 있고, 엄마는 너무나 가정적이다. 막내동생 도날드는 딱 봐도 개구쟁이이다.
영화시작할 때 터벅대며 마을로 들어오던 그 남자가 브라운씨 집에 머물게 된다. 아빠의 정육점의 사환으로. 셋째 벨벳 브라운은 말괄량이는 아니지만 꿈이 있다. 조랑말이라도 키우는 것, 그 말이라도 타 보는 것,
그 말을 타고 초원을 마구 달려보는 것이다. 아빠 허버트는 정체불명의 떠돌이 마이가 썩 내키지 않지만 엄마는기꺼이 받아들인다. 사실 마이는 예전에 경마 기수였다. 말에 대해서 잘 알고, 아무리 사나운 말이라도 잘 다룰
줄 아는 사람이다. 간절히 원하면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벨벳은 말 한 마리를 얻게 된다.
마을을 온통 난장판으로 만든 길들이지 않은 종마 파이를 얻게 된다. 벨벳은 마이의 도움을 받으며 말 타기를 제대로 배운다. 그러다가 ‘그랜드 내셔널’ 경마대회에 대해 듣게 된다. ‘런던’에서 열리는 대규모 장애물넘기 경마대회이다.
파이를 출전시키고 싶어 안달인 벨벳. 마이는 벨벳의 어머니가 그동안 몰래 모아둔 돈을 받아들고 런던으로 대회출전신청을 하러 간다. 당초 마이는 그 돈을 훔쳐달아날 생각도 했었고 런던에서 위기도 있었지만 결국 대회참가 신청을 한다. 하지만 아무도 그 말의 기수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
(오래 전 경마대회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던) 마이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직접 말을 탈 생각을 하는데 벨벳이 자신이 직접 말을 탈 것이라고 하자 깜짝 놀란다.
아직 어리고, 여자이기에! 하지만 벨벳은 자신의 탐스러운 머리를 싹뚝 자르고 경기에 출전한다.그리고 아무도 믿지 못할 환상적인 레이스를 펼치게 된다
이 영화는 놀랍게도 아동영화나 멜로드라마라기보다는 스포츠액션영화에 가깝다. 예상 못한 시골마을 소녀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마지막 결승라운드에 올라와서 우승후보자를 꺾고 트로피를 차지한다는 그런 스토리말이다.
물론, 대역배우(스턴트)와 촬영기교겠지만 12살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열심히 말을 타고, 들판을 질주한다. 말을 타다가 떨어지는 장면도 있고, 달리는 말 앞에 뛰어들어 멈춰 세우기도 한다. 말등에 올라타는 장면이 너무나 능숙하다. 실제 말과 교감을 나누는 듯하다. 12살 소녀가 말을 타는 것은 너무 위험해 보이는데 말이다. 실제 경마 대회 장면은 후반에 10분 정도 나온다. 손에 땀을 쥐게할만큼 멋진 레이싱이다.
그랜드 내셔널(Grand National)이란 경마대회는 실제 영국 (런던이 아니라) 리버풀에서 매년 펼쳐지는 스포츠 빅이벤트이다. 1830년대에 첫 대회가 열렸으니 2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의 스포츠경기이다. 모두 30개의 펜스를 뛰어넘고 약 7킬로미터를 달리는 레이스란다. 올해(2011년) 경기는 4월 9일 열릴 예정이란다. 총 상금규모가 95만 파운드(17억 원)란다. 영국 BBC가 해마다 이 대회를 중계하는데 꽤 인기가 높은 모양이다. 리버풀은 비틀즈만 유명한 게 아니고, 영국은 윔블던 테니스만 있는 게 아닌 모양이다. 영화 <녹원의 천사>에서 말 ‘파이’가 장애물경마대회에 출전했을 때 기수(자키)를 구하지 못해 벨벳이 직접 탄다. 작년(2010년) 이 대회 우승기록을 보니 흥미롭다. 우승마는 'Don't Push It'이라는 재밌는 이름을 가진 말이다. 기수는 토니 맥코이이며, 트레이너는 존조 오닐, 그리고 마주(馬主)는 J.P.맥마너스이란다. 상금은 어떻게 분배하지?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어릴 때부터 예쁜 꼬마로 소문이 났었고 카메라 테스트 받은 뒤 10살 때부터 영화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두어 편에서 단역으로 출연한 뒤 <내셔널 벨벳>의 타이틀 롤을 맡아 너무나 자연스런 연기를 해낸다. 아카데미상 후보에라도 올려야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만큼 말이다. 벨벳의 부모로 나오는 도날드 크리스프와 앤 리버스도 옛날 ‘정영일표 명화극장’영화에서 많이 보았을 영화배우들이다. 근엄한 표정에 따뜻한 심성을 가진 엄마 연기로 앤 리버스는 아카데미 조연상을 수상했다. 벨벳의 큰 언니로 출연한 안젤리나 란즈베리는 <가스등>에 이은 두 번째 출연작. 이 여배우는 나중에 <제시카의 추리극장>(Murder, She Wrote)라는 TV추리물로 기억되는 여배우이다. 말에 대해 잘 아는 떠돌이 ‘마이’ 역의 미키 루니는 아역배우 출신으로 흑백/무성영화시절부터 수많은 영화에 출연했던 전설적인 배우이다. (아역배우로 성장해서 그런지 키가 작다. <내셔널 밸벳>보면서 이 남자 참, 키가 작다. 그래서 아저씨인지, 소년인지, 청년인지... 구분을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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